코끼리
「코끼리」의 공간적 배경인 ‘식사동 가구공단’은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구의 축소판이다. 네팔, 중국, 파키스탄, 방글라데시, 미얀마, 러시아, 베트남, 이란, 스리랑카, 우즈베키스탄, 인도 등 신자유주의 체제의 주변 국가에서 온 이방인들이 이 위성도시의 을씨년스러운 가구 공간에서 함께 살아간다. 이들 사이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한 가지 있는데, 그것은 이들 모두가 거대한 ‘외’, 즉 ‘소용돌이’에 빠졌다는 것이다. 외국인 이주노동자를 다룬 다른 소설들과 달리 김재영의 소설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주체적 시각에서 예의 문제들이 탐구되고 있다는 점이다. 비록 그들은 외국에서 이주해온 타자로서 존재하지만, 그들도 엄연히 한국의 생산관계 속에서 그 몫을 다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주체라는 점에 김재영은 주목하고 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