남아 있던 사람
이 책은
사랑을 잘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.
관계를 지키는 요령도, 상처를 회복하는 방법도 아니다.
오래도록 남아 있던 사람이
왜 항상 마지막에 혼자 남았는지를
차분하게 해체하는 기록이다.
이해하면 괜찮아질 거라 믿었고,
버티면 의미가 생길 거라 생각했으며,
진심이면 언젠가는 지켜질 거라 확신했던 사람.
그러나 끝내 선택되지 않았고,
그래서 스스로를 의심해왔던 사람의 이야기다.
이 책은
누군가를 비난하지 않는다.
떠난 사람을 가해자로 만들지도 않고,
남아 있던 자신을 영웅으로 포장하지도 않는다.
대신 묻는다.
왜 우리는 늘 이해하는 쪽이 되었는지,
왜 버티는 것이 미덕처럼 느껴졌는지,
왜 사랑이 없으면 존재도 사라질 것이라 믿었는지.
이 책은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.
다짐도, 해결도 제시하지 않는다.
다만 한 가지 사실을 끝까지 따라간다.
설명하지 않아도
사람은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사실.
이 책을 읽고
아무 감정도 남지 않을 수도 있다.
그 반응 역시 정상이다.
다만 이 문장들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면,
그 사람에게 이 책은
이미 충분하다.